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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줄일기 (2019.12.21~25)
    쓰기기초/세줄일기 2019. 12. 21. 12:07

    (펌) 애초에 불안에 취약한 사람일수록, 나의 불안을 더 자극하는 사람을 선택하곤 하지요. ㅡ곽정은 (한겨레 ESC)
    ㅡㅡㅡ
    하늘이 가까운 노인 체험중. 요양원에서 입을 못 다물고 누워 있으면 젖은 거즈를 물려주신다. 그렇게라도 해야 입이 타들어가는 고통이 덜하겠지만 불편한 몸에 거즈도 성가실테다. 아픈 몸에는 거즈는 성가신 축에도 들지 못하리라.

    입 찢어지고 입술 따갑고 잇몸 아프고 혓바닥 갈라지고 혓바늘 돋아 양치 식사 아프고 힘들다. 식탁에 침을 무지 튀겨 침이 많은 듯하나, 물 마셔도 바로 입이 무지 마른다.

    배운대로라면 입이 아픈건 소화 말고 몸이 회복하는데 에너지 쓰도록 먹지마라는 뜻인데 하던대로 무지 먹는다. 스페인어까지 하는넉달간 벅찬 느낌이였고 벌써 두번째 신호인데 그냥 살 만 하니 계속 go다.

    나도 아픔을 못느끼는 류인가? 바로 약 먹거나 병원 가지 않고 좀 참는 편이긴 하다. 마사지나 침 뜸을 못참고 울어대니 바로 빼주시는거 보면 살성은 약한데, 안은 잘 참고 밖은 못 참는 류?

    큰병 앓았던거 말고 제일 아프게 기억되는건 몸살이다. 비타민 덕분인지 해마다 하던 걸 안한지 20여년이 되어간다. 응급실도 안실려가고.

    결핵이나 통증을 진통제로 누르니 약을 1년반 먹었어도 별 느낌이 없다. 그냥 x-ray가 알려줄뿐. 그 아픔과 시림과 독소를 큰딸이 갖고 나갔을거라 생각하면 미안하다. 내몸을 정화하고 임신했어야 하는건데

    시아버님 아버지 두분 합해서 20년을 요양원에서 보내시다. 먼길 떠나기 전 남의 손을 빌리는 일은 3개월 이내로 하자
    ㅡㅡㅡ
    누가 밝아보여도 진짜 밝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진짜 밝은 사람은 내가 같이 있으면 편할 것이다. 엥 무슨 부처를 바라나 ㅋㅋㅋ
    ㅡㅡㅡ
    드럼세탁기 쓰다가 손빨래 및 세탁방 가도 수도요금 그대로이더니, 통돌이세탁기로 바꾸고 나서 요금이 30% 증가했다. 하긴 헹굼 한번만 하다가 손빨래 헹굼물 보고 기겁해서 헹굼 두번 하니 더 그럴테다
    ㅡㅡㅡ
    6개월 은둔하면 히키코모리 라네. 큰딸 학교 그만두고 6개월 상담거부뒤 상담 시작했는데 2년 해도 자기맘을 안열다. 상담실 갈때마다 꾸물거려 나는 화가 나고

    프로 다녀와서 선생님이 집으로 오는 피아노수업 하고, 위저드 하고 나서 공방으로 미싱 배우러 가다. 해독하고 기분이 좋다며 도서관 봉사가고, 몇달뒤 문탁 가게 되다

    큰딸이 만든 가방 지갑 액서서리 너무 예쁘다. 삽화도 너무 따뜻하고. 연극도 넘 잼나게 하고 (어른들이 웃는 이유를 모르지만)

    죽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그림 그리는게 너무 좋다고. 나도 그리고 싶다. 육아일기.
    ㅡㅡㅡ
    큰딸래미 자기 별명이 뭐냐 한다. 동생은 많은데 자기는 없는 듯하다고. 별명집을 봐도 10개 안되네. 물어보니 질투를 표현하는 듯하여 기쁘다.

    작은애 혼자 보내고 걱정하니 자기도 혼자 가면 엄마가 걱정해야 한다나
    ㅡㅡㅡ

    작은애 팔다리 가려움에 진물에 큰밴드 붙이고 외출. 하루 종일 징징하니 큰애도 어찌해줄 수 없어 기분이 가라앉아 모임 안감 ㅜㅜ 작은애가 자기 때문에 가족이 힘들어 할까 걱정하는 것도 암.
    ㅡㅡㅡ
    '나는 할 수 없다' 생각한 세가지. 운전, 미성년교육, 세일즈. 운전은 대충 천천히 하다 하루 15시간도 운전했는데 이제는 두려움 모드. 미성년교육은 아직 어렵기만 함ㅜㅜ 세일즈는 역시 못함 증명
    ㅡㅡㅡ
    내가 단벌신사인데 애들이 내 신발을 신고 나간다. 예뻐서는 아니고 신발이 커서 편해서다. 내가 집순이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따뜻한 추억이 되길
    ㅡㅡㅡ
    같이 공부하고 독서모임 하고 놀고 밥 한끼 같이 먹는 사람은 좋아보일 수 있다. 생활을 공유하지 않으니. 반면 집에서 매끼 챙겨주는 엄마는 무식하고 사람도 별로인듯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무식하고 교양없는 엄마의 고마움을 아는 것이 깨달음의 길이리라. 딸을 보며 나를 돌아본다. 남한테 잘 보이려 애쓰다 방전되어 집안에서는 볼거 못볼거 다 보여주지 않도록

    부모의 말도 권하는 책도 잔소리이니 믿고 기다릴 수 밖에, 내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하지 않는가. 내가 잘살면 딸들도 잘살터. 걱정해서 무엇하랴
    ㅡㅡㅡ
    혀가 갈라지고 입안이 빨갛고 음식맛을 못느끼니 베체트를 걱정한다. 아는게 병이다.
    ㅡㅡㅡ
    나를 공부만 하는 한량이라 하시지만, 공부가 제 일입니다. 일 있는 노년을 위한 투자의 시간입니다.

    자식에게 유산을 남겨주거나 많이 도와주면 안되지만, 출발선이 다른 사람에게는 처음에 도움이 필요한 법입니다.

    나와 내 가족을 돌보는 것이 최우선이어야겠지만, 내 역량을 키워 다른 이도 살피며 누군가의 작은 마중물이 되고 싶습니다. 내수업이 도움이 되었다고 해주시는 학생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가 힘내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ㅡㅡㅡ
    체력 좋고 건강한 사람이 몸이 약하거나 아프거나 정신이 약하거나 아픈 사람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듯. 마찬가지로 자식 잃은 아픔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다.
    ㅡㅡㅡ
    유럽은 생각보다 더 살기 좋네

    대학이 공짜라도
    노동으로 밥 먹고 사니
    공부 좋아하는 놈만 가고
    굳이 안 가네.

    살짝 희망이 생기는데
    우리도 희망 있을까?

    노동운동으로 다 이룬 거라
    자부심 크다는데

    우리나라는 저쪽이 넘 세나?
    우리가 너무 안일했나?
    아님 싸운지 얼마 안되어?
    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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