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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를 용서 vs 나를 용서
    쓰기기초/세줄일기 2021. 6. 9. 10:51


    혜정님 덕분에 저도 배웁니다. 아래는 제 오랜 화두가 푸름이연구소 와서 풀렸기에 적어봅니다. <치유>는 아직 안 읽었습니다.

    부모를 용서하기 쉽지 않은 것은 "내 안에 없는 것은 나를 자극하지 않는다"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입니다. 내 안에 그런 모습이 없다면, 부모님의 그런 모습이 전혀 신경쓰이지 않겠지요. 더군다나 우리가 평생 그걸 지겹도록 보고 자랐으니 아무리 해도 지워지지 않는 얼룩처럼 나한테 깊이 각인되었겠지요.

    내가 부모님을 용서하지 않는다면 나는 더러운 피라는 생각 + 적의를 계속 품고 사니 나에게 독소가 되겠군요.

    반대로 부모님의 어린시절을 이해하고 그게 최선이었음을 인정한다면, 나는 그렇게 나쁜 피를 물러받은건 아니고 + 나도 내 자식에게 최선이었으니 나를 용서하게 되고, 보기싫은 얼룩같은 그 모습도 서서히 사라질듯 합니다. 왜냐면 나는 그걸 놓기로 했기에 나는 더이상 그것이 아니지요.

    ㆍ ㆍ ㆍ ㆍ ㆍ ㆍ ㆍ ㆍ ㆍ ㆍ

    부모를 용서하는 일이 어렵다면 순서를 반대로 해도 좋을 듯합니다. 나를 먼저 용서하게 되면 부모를 용서하는 일이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내가 용서하는 부분이니 좀더 가볍게 여겨질 듯합니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쉬운 일이 아니니 나를, 부모를 용서하려면 먼저 분노를 빼야겠습니다. 분노를 빼면 사랑만 남는다더니, 부모의 고통도 살짝 보이고 내부모가 그렇게 최악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고, 마음이 가벼워지며 (내가 용서되는 느낌) 자연스레 살아갈 힘이 나더군요. 누가 먼저랄게 없이 동시에 용서되는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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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봐타에서는 내가 힘을 찾는 방법으로 정직을 추구한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내가 막을 수는 없었는지 탐구하는데, 내 잘못이 아님을 알려주지 않고 나에게 죄책감만 심어주었을 뿐 불안, 수치심을 덜어주지는 못하다. 그러니 삶의 에너지로 연결되지 못하다.

    ㆍ ㆍ ㆍ ㆍ ㆍ ㆍ ㆍ ㆍ ㆍ ㆍ

    아버지 임종 전에 한달간 매일, 의식 없으신 중에도 들려드렸더니 돌아가시고 마음이 아주 가벼웠습니다. 눈물없이는 안되고요.

    "사랑합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아버지
    미안합니다 아버지
    용서하세요 아버지

    가족들이랑 이세상 걱정 다 내려놓으시고
    빛을 따라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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