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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9.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자기계발/독서일기 2019. 8. 13. 13:45

    모범생으로만 살아온 두 부부가 좀 답답하기도 해서 딸들은 좀 평균을 벗어나길 바랬다. 어쩌다 보니 둘 다 평균에서 많이 벗어나 때론 불안하다. 다른 거라도 충족해 줘야 하는데 그냥 방임하는 부모인 채 둘이 20살이 되다.

    문탁에서 이 책을 읽나 보다. 느린 삶에 대해 얘기하려는 듯하다. 자기계발서에서 얘기하는 노오력과 반대다. 가끔 자기계발 '산업'이 나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환타지로 먹고 사는게 아닌가 의심한다.

    그러면서도 자기계발 중독자는 책을 읽으며 이렇게까지 포기하고 내려놔도 되나 걱정한다. 네가족이 집에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울적해지는 나라서 말이다. 내가 다른 엄마들에게 방임하라는 내 얘기만 듣지 말고 알파맘들 얘기도 들어 균형을 찾으라 했듯이 이것도 균형이 필요할지도.

    이 더운 여름에 집중이 필요한 책 두권을 읽고 있는데, 큰딸이 빌려와서 아싸~ 하고 삽화 먼저 보며 깔깔깔~ 삼각팬티 안을 쳐다보는 그림이 젤 잼난다 ㅋㅋㅋ 더우니 힘들게 어려운 책 읽지 말고 가벼운 책 읽기로 하다.

    '노력한 만큼 보상이 없을 수도, 노력 것에 비해 큰 성과가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괴로움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다. P21

    남편과의 관계도 그런 듯하다 ㅎ

    영화 '엘르'의 주인공은 강간, 회사에서 모함, 이용 당하는 아들, 감옥에 아버지... 여러 일을 당하지만 담담하게 헤쳐 나간다. 맹렬히 달려든다고 빨리 해결되고, 반대로 조용히 해결한다고 반드시 느린 것도 아니기에.

    가끔 내가 왜 이리 큰일에 무던한가 보면, 무기력이 학습되었다기 보다 어릴 때부터 줄창 읽은 법정스님 덕이 아닐까 싶다.

    저자분도 슈퍼 내성적인가 보다. 초등때 집까지 30분 거리를 친구 따돌리고 혼자 갔단다. 그런 사람이 사회생활 하기란 방전에 번아웃 하기 십상이다.

    나의 어린 시절이 기억나지 않아 초등때 친구를 만난 적이 있다. 내가 늘 혼자였다고. 그리 놀랄 것도 없다. 가정형편이나 집안분위기에 늘 주눅들어 있었을테니. 그러다 보니 단짝도 초6때 처음으로 생기다.

    초등 친구, 중등 친구, 고등 친구 모두 쾌활하다. 겉으로는 그래도 같은 에너지인지라 서로 끌렸는지 모른다.

    혼자서 외롭게 보낸 끝은 다시 피곤하고 짜증나는 사람 속으로 들어가는 거란다. 최근 몇년간 은둔한 나에게 은근히 위로가 된다.

    20대 초반에 술을 마셨는데 말이 술술 나오는걸 좋아했다. 2차 3차를 가는 이유가 답답한 속 맘껏 지끌여도 아무도 기억 못하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효과라나 ㅎㅎ

    혼술. 대학교 4학년 때 실연후 딱 한번 하다. 남친이 여러가지 맘에 안들어 이 핑계 저 핑계 다 대며 내가 늘 밀쳐내다. 끝은 양다리라 내가 차인 듯이 보이니 피해자 코스프레 하고 맥주 한병. 혼자라 하릴없이 술만 주어담으니 목에서 탁 걸리더라

    에세이 하나 쓰는데 무슨 용기가 필요하냐고 물을지 모르지만 내 나이가 되면 이런 것도 엄청 용기가 필요하다. P136

    그래서 어릴 때는 일기장을 쉽게 빼곡히 채웠었나 보다.

    역시 내가 제일 맘에 들었던 그림에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 겉옷은 신경 쓰면서 속옷은 낡아도 그냥 입는것. 절약하고 좋지 했는데 아니란다. 내가 나를 어찌 대하는지, 나의 내면의 반영이라나.

    꿈을 이루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노력했다. 하지만 계속 불행했다. 그랬던 내가 최근 몇 년간은 행복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됐다... 지금의 나를 좋아해 주고 인정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 삶도 꽤 괜찮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기 시작했다.

    잡지에서 명품 노출은 보는 이로 하여금 좌절하고 불행하다고 느끼게 하고 소유가 해결해 줄거라 속삭이며 더욱 욕망하게 하여 가치를 높힌다. '팩트풀니스' 저자가 말했듯이 뉴스는 뉴스거리가 될만한 양극단만 내보내니 세상이 곧 망할 듯한 비관적인 생각을 심어주고, 구글 변기 이미지는 실제가 아니라 모델하우스처럼 깔끔하기만 해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나이 드니 수목원도 좋고 화분도 들이고 봄날 연두색 새싹도 반갑단다. 어릴때부터 좋아한 나는 애어른이었었네 ㅎㅎ

    흔히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뒤집으면 무언가를 잃었다는 건 무언가를 얻었다는 뜻이다. P266

    반이나 채워진 인생을 반밖에 없는 인생으로 여기며 불만족 속에 살아온 것이다.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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